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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 2년간 해외 출장비 82억 원…국민은 납득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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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7.23 01:47
 
〔국장 칼럼〕
 
 
△무궁화훈장의 무게와 82억 원 순방 예산
 
훈장은 영광의 상징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훈장은 면죄부가 아니다. 오히려 최고 훈장을 받은 공직자일수록 국민의 더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권한과 책임이 비례해야 한다는 민주정치의 기본 원리다.
 
지난 7월17일 제78주년 제헌절을 맞아 우원식 전 국회의장이 무궁화훈장을 받았다. 국회의장으로서 헌정질서 수호와 의회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일 것이다. 특히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가 헌정 질서를 지키는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그러나 과거의 공로가 현재의 책임까지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 공개된 해외순방 예산은 국민에게 적지 않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우 전 의장은 재임 기간 14차례 해외출장에 모두 배우자를 동반했고, 관련 예산은 총 82억 원을 넘어섰다. 국회사무처는 해당 금액이 국회의장 개인의 비용이 아니라 수행단, 경호, 의전, 항공, 행사 등을 포함한 전체 순방 예산이며 배우자 동행 또한 역대 국회의장의 외교 관행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현 단계에서 불법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법적 책임은 수사기관과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정치는 법률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국민이 묻는 것은 “합법이냐”보다 “과연 적절했느냐”다.
 
정치권은 종종 국민의 시각과 자신들의 시각이 다르다는 사실을 잊는다. 국회 입장에서 82억 원은 외교 활동에 필요한 비용일 수 있다. 그러나 한 달 생활비를 걱정하는 서민에게 82억 원은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폐업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 전세금 마련에 허덕이는 청년, 대출 이자 부담에 시달리는 중산층이 바라보는 82억 원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더욱 문제는 정치권이 모든 논란의 방패로 '관행'이라는 단어를 꺼내 든다는 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 관행이었다. 특권도 관행이었고, 불투명한 예산 집행도 관행이었다. 낙하산 인사도 관행이었고, 제 식구 감싸기도 관행이었다. 국민은 더 이상 관행이라는 말에 설득되지 않는다. 오히려 “왜 아직도 그런 관행이 남아 있느냐”고 묻는다.
 
특히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과 책임 정치를 요구해 왔다. 대통령의 해외순방 비용부터 관저 문제, 특수활동비까지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렇다면 집권 세력이 된 지금은 같은 기준을 자신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상대를 향할 때는 정의의 칼날이 되고, 자신에게 향할 때는 무뎌지는 잣대라면 국민은 그것을 공정이라 부르지 않는다.
 
보수 진영이든 진보 진영이든 권력을 잡는 순간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자신들의 권력은 선의이고 상대의 권력만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권력의 선악을 믿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권력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의심하는 제도다. 그 대상은 여당도 예외가 아니다.
 
세계의 성숙한 민주국가들이 높은 신뢰를 유지하는 이유는 제도가 완벽해서가 아니다. 정치인들이 국민 세금을 사용할 때 국민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스웨덴과 북유럽 국가들이 상징하는 것은 복지가 아니라 책임성이다. 정치인이 국민의 돈을 자신의 돈보다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공직 윤리가 사회적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한국 정치는 아직도 특권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선거 때는 국민의 눈높이를 외치지만 당선 후에는 정치권의 눈높이에 익숙해진다. 국민은 정치인을 귀족으로 선출한 것이 아니다. 국민의 세금을 아끼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라고 권한을 위임했을 뿐이다.
 
이재명 정부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정권의 성공은 경제 성장률이나 지지율 이전에 국민의 신뢰에서 시작된다. 집권 세력이 스스로에게 더 엄격할 때 국민은 실수를 용서한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관대할 때 국민은 등을 돌린다.
 
무궁화훈장은 국가가 수여하는 최고의 영예다. 그러나 정치인에게 국민이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은 따로 있다. 그것은 신뢰다. 신뢰는 훈장으로 얻는 것이 아니라 절제와 책임으로 쌓는 것이다.
 
82억 원 해외순방 논란의 본질도 여기에 있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법률 조문이 아니다. 국민은 묻고 있다. “그 많은 예산이 정말 필요했는가” 그리고 “정치권은 과연 국민의 돈을 국민만큼 아끼고 있는가”
 
정치가 답해야 할 질문은 관행이 아니라 신뢰다. 그것이 무궁화훈장의 무게를 지키는 길이고, 무너진 정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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